과거형 아이디어 달력

01. 죽음의달력(아코디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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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가올 기념일, 한 살 더 먹게 될 나이,
특정 시점까지 이뤄야 할 목표 등속을 잊지 않고 기대하며 대비하려는 마음가짐이, 달력에는 들어 있지요.
그래서인지 지나간 달력은 폐지 취급을 받습니다.
“미래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가차 없이 찢기거나, 배달 음식 받치는 종이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오늘이 가령 3월 3일이라면, 3월의 달력은 꽤 유용하고 유효한 것으로 취급되지요.
오늘 뒤에 수십 일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1일과 2일이라는 명백한 과거가 살아남습니다.
그러니 달력은 ‘미래적’이라기보다 통시적이거나 무시간적이지 않을까요.

물론 미래 지향이라는 우리의 강한 소망을, 달력의 존재 이유에서 삭제하긴 매우 힘들겠지만,
달력에서 종종 간과되는 ‘과거’를 음미해 보는 것도 꽤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누가 있었고, 어떤 노래가 불렸는지, 어떤 글이 쓰였다 지워지고,
누가 죽고 잊혔는지를 회상해 보는 복고의 달력을 준비했습니다!

이 달력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끙끙 앓다 간 사람도 많지만, 버겁고 비참한 죽음과는 별개로,
그네들이 남긴 문장과 멜로디와 영상은 황홀하고 강력합니다.
풍요로운 오늘을 선물해 준 그들의 마지막 한마디(유언, 묘비명, 마지막 편지……)를 곱씹으며,
깨끗한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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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마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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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빛낸 예술가들의 마지막 한마디들

1월 “시계는 어딨지?” 살바도르 달리(화가. 1989년 1월 23일)

2월 “기나긴 밤 뒤에 찾아오는 붉은 해를 친구들은 더 오래 보기를. 인내심이 부

족해서 먼저 떠나네.” 슈테판 츠바이크(작가. 1942년 2월 22일)

3월 “굴복해서가 아니라 너에게 스스로 내 자신을 던지겠다. 죽음이여!” 버지니아 울프(소설가. 1941년 3월 28일)

4월 “멜론이 먹고 싶소.” 이상(시인, 소설가. 1937년 4월 17일)

5월 “모차르트!” 구스타프 말러(작곡가, 지휘자. 1911년 5월 18일)

6월 “날 죽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살인자요.” 프란츠 카프카(소설가. 1924년 6월 3일)

7월 “잘 자, 새끼 고양이.” 어니스트 헤밍웨이(소설가. 자살하기 전 아내에게. 1961년 7월 2일)

8월 “죽는 거? 그게 내가 하려는 마지막 일이야!” 그로우초 막스(희극배우. 1977년 8월 19일)

9월 “사람이 주어진 육체를 넘어서 살아남는 건 비극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심리학자. 1939년 9월 23일)

10월 “할 수 있을 때 해치워.” 제니스 조플린(음악가. 1970년 10월 4일)

11월 “오줌, 오줌!” 프레디 머큐리(음악가. 1991년 11월 24일)

12월 “네, 접니다.” 존 레넌(음악가. 총살당하면서 누군가 “당신이 존 레논이오?” 묻는 말에. 1980년 12월 8일)

죽은 존레넌의 에코백
calender_07죽음의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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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특별한 날은 내가 만든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예, 오늘은 제2회 음주충동일입니다.”

각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날들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달력이다.”

달력을 기획하면서 우리는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달력을 만들면 좋을까. <다양력>을 떠올리게 한 경험이 있다.

매년 8월 마지막 금요일, 핀란드에서 에어 기타(Air Guitar) 세계 대회 결승전이 열린다.
이 바보스러운 짓(?)에 세계 대회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궁금해서 가봤는데, 실제로 보니 더 놀랐다. 진지해서…

각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날들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서로의 다양한 날을 존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세상이 정해 놓은 기념일만을 특별히 여기는 것에 멈추지 않고,
나 스스로 행복하게 살아보고자 일상을 다양하게 보고 싶었다.
세상과 일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돕는 달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매일을 어떻게 바라볼까’, ‘내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달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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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십년이면 충분해

 저희는 지난 10년 동안 길바닥에서, 20대를 보낸 헬조선속 4명의 청춘들로 이루어진 ‘쓴기억’ 프로젝트입니다.
‘십년이명 충분혜’라는 달력이름, 네 그렇습니다.
저희는 20대 초반을 이명박 통치 하에서,
그리고 20대 후반을 박근혜(라고쓰고 최순실이라 읽는다)통치하에서 보낸 청년들입니다.
자기 앞길 걱정 반 + 나라 걱정 반의 20대를 보냈더랬죠.

사대강,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용산참사, 노무현 대통령서거, 천안함 사건, 국정원 선거 개입,
역사 교과서 국정화, 일본군 ‘위안부’ 합의, 백남기 농민의 사망, 세월호, 개성공단 중단, 최근의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까지…
돌이켜보니 정말 파란만장 했습니다.

이슈로 이슈를 덮었던 지난 10년, 불과 지지난달에 싸웠던 이슈가 뭐였는지 가물가물해지는 이상한 현상들.
우리는 그런 10년을 살았고, 저희는 그 10년을 달력에 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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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일 부터,
제작일인 2016년 11월 중순까지의 총 10년간 사건들이 망라되어 적혀있습니다.
민주주의 후퇴와 엉망이된 경제정책과 정부, 여당, 대기업들의 여러 삽질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싸워왔던 국민들의 모습,
누군가는 꼭 기억해야 할 일들을 날짜마다 빼곡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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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 하느냐구요? 희망을 놓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쓰디쓴 기억들을 쓰며 저희는 다짐했습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적어도 다음 5년은 청춘답게 살아보자! 누구라도 이거보면 투표하지 않을수 없게 만들자!


04. 작은하루

2015년 가을부터 시작된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다시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2016년 미니일력을 출시했었습니다.
옛날에 시계방이나 할아버지집에 걸려 있었던 한 장씩 뜯어 쓰는 일력은 종이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달, 날, 요일, 이십사절기, 행사일 등이  다양하게 기재되어 있어 때론 메모장으로,
때로는 가계부며 일기장으로 사용되던 만능 제품이었습니다.

하루에 한번씩 찢는것을 잊어버려서 몇장씩 한꺼번에 찢던 추억의 일력..
뜯어논 일력은 스케치북이되고 딱지가 되어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었습니다.
종이가 얇고 부드러워 화장실 휴지로 대체했던 적도 있었죠^^;
지금은 하루하루 찢던 일력도 사라지고 개인의 스마트폰 시계와 스마트폰 달력을 보며 사는 그런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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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안좋은 기억들은 표지와 함께 떼어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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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스러움을 살리는 작업을 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력달력,
손안에 쏘-옥 들어오는 작은 달력을 일력으로 만들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한장씩 뜯는 재미가 쏠쏠~
디자인은 최대한 옛 일력을 따르려고 했으며, 빈공간은 메모지로 사용할수 있는
아주 실용적이고 귀엽고 유니크하며 소장하고 싶은 일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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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방수, 항균 가방 / 동네방네 제주도 반코팅 사진엽서 / 천연 코르크 자석 북마크 cal_13

출처: tumblb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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